갓난아기를 불법 입양해 보험사기에 이용한 30대 여성 등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두명의 자식과 남편과 함께 상습적으로 보험사기를 저질러온 이 여성은 지난해 자궁적출 수술로 더이상 아기를 가지지 못하자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3일 신생아를 데려와 허위로 출생신고를 한 뒤 보험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 영리목적 유인죄, 입양특례법 위반 등)로 오모(34·여)씨를 구속하고 오씨 남편 송모(44)씨, 오씨 아버지(64), 보험설계사 이모(51·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오씨 등은 지난 3월 한 미혼모가 낳은 아기를 마치 자신이 낳은 것처럼 출생신고한 뒤 16곳의 보험사에 가입해 장염이나 기관지염으로 9차례 입원시켜 모두 2천400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남편과 함께 10살과 7살 등 두 딸도 사소한 질환이나 병명으로 입원하는 수법으로 보험사 41곳으로부터 2억8천만원가량의 보험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오씨 등은 지난 3월 포털사이트 질문 코너에 한 미혼모(20·대학생)가 올린 '신생아 키울 사람' 제목의 글을 보고 전화를 걸어 출산비 등을 대신 내주고 갓난아기를 받아왔다.

이후 오씨는 아버지와 보험설계사 이씨를 보증인으로 내세워 직접 아기를 낳은 것처럼 출생신고를 했고 보험사에 집중적으로 가입,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병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해 오씨 가족 등을 붙잡았다.

오씨는 애초 자신이 낳은 아기라고 주장해왔으나 지난해 2월 셋째 아기 임신 중 유산 여파로 자궁적출수술을 한 병원이력을 확인한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재직경험이 있는 오씨는 가족 명의로 입원비 특약 보험에 상당수 가입해 경미한 질병 등으로 입원한 뒤 보험회사별로 보험금을 받았다"며 "오씨가 지난해 2월 임신 중 유산으로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것으로 미뤄 보험사기를 염두에 두고 신생아를 불법 입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씨 가족이 신생아를 학대하거나 방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김해의 한 아동전문보호시설에 사실여부를 의뢰했다.

자식을 키울 처지가 안돼 오씨 가족에게 신생아를 부탁한 미혼모는 자신의 아들이 보험사기에 이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오씨 가족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 자료출처: 보험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