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험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노후생활의 집 입주권을 믿고 연금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들이 피해구제를 받지 못하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여년 전 당시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 이하 우본)가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노후생활의 집(실버타운)에 입주할 권리를 우선적으로 보장해주겠다고 광고해 계약자를 유인했다. 그러나 우본은 실버타운 건립계획의 무산으로 입주권을 보장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일부 연금보험가입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계약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연금보험에 관한 홍보안내문이나 신문광고내용은 청약의 유인성을 갖는 데 불과하고 연금보험계약내용의 합의로 볼 수 없어 국가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공공의 이익을 보다는 법률적 판단만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한 판결을 내렸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서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공공기관이 입주권으로 소비자를 유혹해놓고, 실버타운 계획 무산으로 실버타운 건립은 되지 못한 채 가입자들에게 안내도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했는데 국가의 배상책임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민영보험사가 이 사건처럼 입주권을 미끼로 보험상품을 팔았다 해도 법원이 이 같은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의문이다”라며 “민영보험사든 공영보험사든 감독기관을 하나로 통합해 소비자들의 권익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소비자원이 우체국 연금보험 피해 가입자들을 모아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이 공동소송진행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연내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단이 당연히 소비자를 위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연금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들의 권익은 무시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적 검토를 충분히 한 다음 공동소송을 진행할 예정이고 이번 대법원 판결의 영향은 소송을 제기한 일부 가입자에게만 미치기 때문에 공동소송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우체국보험 계약자들은 피해를 입어도 딱히 하소연할 감독기관이 없어 감독기관을 일원화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받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자료출처: 보험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