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규모가 작고 전속 설계사 인원이 많지 않은 외국계 생명보험사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A설계사는 손해보험 경력자이다. 생명보험 자격을 취득해 교차판매를 하려고 했지만 AIA생명과 에이스생명에서는 이를 거부했다. 다만 손해보험사 코드를 말소하고 생명보험사 코드를 먼저 발급받은 뒤 손해보험사 코드를 내라고 차선책으로 권유했다.
하지만 A설계사는 손해보험 코드를 삭제하면 그동안 쌓았던 계약관리나 수수료 등 감수해야할 사항이 너무 많아 고민에 빠졌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차판매는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인한 설계사 소득감소 보전과 손·생보 상품에 대한 원스톱 쇼핑을 가능하게 해 보험소비자에 대한 종합금융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된 제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교차코드 발급을 거부하고 있는 보험사가 있어 설계사들이 교차판매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다.

교차판매란 보험설계사가 소속된 보험회사 외에 다른 업종 보험회사(1개사에 한함)를 선택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손해보험 설계사가 하나의 생명보험회사를 선택하고 자격을 취득하면 그 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설계사 A씨는 “보험설계사는 1사 전속주의이므로 1개사에 위촉되는 게 맞지만 위촉된 회사의 결정에 따라 교차판매 운명이 달라진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만일 그 생보사가 회사 방침상 자체적으로 교차판매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생보사 코드를 내고 손보사 코드를 발급받았을 시 그 설계사를 해촉해야 하는데 그런 회사는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생보사뿐만 아니라 손보사 역시 교차신청을 기분 좋게 승낙해주는 보험사는 본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인정이 된 제도인데 그런 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리크루팅 차원에서 전속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계사 위촉을 100% 보험사가 받아줘야 할 이유는 없다”며 “또 보험사 입장에선 타사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줘야하는 꼴이 되니 그럴 바엔 자사 인력으로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또 “부수적으로 하다보면 당사 실적이 많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영업력을 키우기 위한 조직관리 차원일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개인보다는 회사간 제휴 등을 통한 교차신청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차판매가 활성화되려면 자사만을 위한 교차판매 저지도 없어야 하지만 설계사들의 수익 보전 취지에 걸맞게 전용상품 출시나 교육 강화 등 영업 지원에 대한 대책 마련 역시 시급하다”고 말했다.

< 자료출처: 보험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