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마련한 상법 보험편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1년 뒤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내년부터 보험 가입시 보험회사의 ‘명시 의무’를 ‘설명 의무’로 바꿔 약관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을 경우 3개월 안에 계약을 철회할 수 있게 했다.

또 심신박약자에 대한 생명보험 가입도 직접 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하지만 업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을 해야 하고, 심신박약자의 기준은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관설명 의무를 법으로 정해놓는다는 건데 그 많은 약관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설명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어떤 부분을 분명하게 설명을 해야 하는지 그 범위가 모호하고 역선택의 위험도 없지 않다”며 “심신박약자 보험가입 허용 역시 심신박약에 대한 판단기준도 없는데다 이를 악용한 보험범죄 발생도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험금을 노리고 범죄를 저지를 때 신체건강한 사람도 노리는데 심신박약자의 경우 이를 악용해 보험범죄를 더욱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기준이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완전판매를 양산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물론 영업조직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관계자는 “개정안에는 의사 능력이 있는 심신박약자에게는 보험가입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심신박약 기준과 의사능력에 대한 판단 기준은 어떻게 보는 것이냐”며 “판단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선 개정안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정은 현재 약관 명시의무만 있어 이용자가 방대한 분량의 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고자 불완전판매 계약 취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행법은 15세 미만이나 심신상실자·박약자를 보험범죄로부터 보호한다는 이유로 생명보험 가입을 원천적으로 막아 과도한 제한이라는 지적에 따라 의사 능력이 있는 이른바 ‘심신박약자’에 대한 생명보험 가입도 직접 할 수 있게 하고 보험대리상이나 보험설계사의 행위에 대해선 보험회사가 책임을 지도록 했다.


< 자료출처: 보험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