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생보사들이 ‘재해사망특약’의 2년 후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사실을 적발하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소연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8월 ING생명보험 종합감사시 재해사망특약에서 가입 2년 후 자살한 보험 계약에 대해 보험금이 미지급 된 것을 밝혀냈다.

또한 대부분의 생보사가 동일한 약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으나 규모가 수조원에 달해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크고 약관이 정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덮어두려 했다는 것.

생명보험 상품은 자살의 경우 2년이 경과하면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만 재해사망특약은 일반사망보험금이 없이 재해사망보험금만 있어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돼있다.

금소연은 지난 2010년 4월 이전 판매해 현재 유지하고 있는 계약에 대해서는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 약관규제법이나 표준약관상 또는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봐도 당연히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생보사들은 계약자를 속이고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ING생명이 재해사망특약에서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 규모는 90여건에 200억원 정도로 ING생명의 시장점유율이 5% 정도인 점을 고려했을 때 생보업계 전체로는 대략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금소연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이 계약자를 속이고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큰 잘못이지만 금융감독 당국에 로비 활동을 벌인 것은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며 “생보사들은 2년 이후 자살 보험금지급건 전수를 조사해 제대로 된 보험금을 찾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 후 2년 뒤 자살하면 일반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데 문제가 된 건은 상해보험 중 재해사망보험금은 있고 일반 사망보장이 없는 상품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이런 경우 책임준비금만 지급되는데 표준약관상 자살은 단서조항으로 2년이 경과한 후에는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되어 있어 해석상에 충돌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전 보험사를 상대로 검사를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각 보험사들의 실태를 파악한 후 보고토록 할 것”이라며 “약관상 미지급된 보험금이 있다면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모럴해저드 조장과 보험료 인상만 부추기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해사망 관련 특약 가입 시 일반사망 보험금보다 2~3배 많은 재해사망 보험금이 지급돼 자칫 모럴해저드를 조장하는 엉뚱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또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면 당연히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선량한 소비자들의 피해 역시 우려된다”고 말했다.

< 자료출처: 보험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