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는 치매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기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입법예고를 했다.

비교적 양호한 신체기능으로 인해 노인장기요양 서비스 혜택을 받기 어려운 치매환자 중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등을 위한 것으로 치매특별등급은 장기요양인정점수가 45점 이상 51점 미만인 자로서 치매 확인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한다.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계속 늘어나서 2012년에 약 54만 명에서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2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18%이며 환자 수는 54만 1000명(남성 15만6000명, 여성38만 5000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해 중증치매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경증치매환자들은 도움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치매특별등급을 만들었다.

장기요양인정점수가 45점 이상 51점 미만으로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나 치매환자로 판정을 받을 경우 치매등급으로 분류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치매판정은 전문의에 의한 치매진단서가 아니라 치매진단교육을 받은 의사가 발행하는 치매특별등급자 판정을 위한 양식화되어있는 의사소견서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또 의사소견서에서는 CDR(Clinical Dementia Rating)을 포함한 인지기능검사, 인지기능 감퇴로 인한 장애 검사, 일상생활기능 감퇴로 인한 장애 검사 등이 포함할 예정이다.

국내 보험회사들은 이미 1990년대부터 치매로 인해서 발생하는 치료자금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치매 판정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해 왔다.

현재 대부분 회사에서 판매 중인 치매상품은 중증치매상태에 대해 보장해주는 형태지만 일부 회사의 경우 경증 치매까지 확대하여 보장해주고 있다.

김석영·김혜란 보험연구위원은 ‘치매특별등급 도입과 보험회사 치매보험상품’ 보고서를 통해 정부에서 치매특별등급을 운영하게 되면 상이한 치매 판정기준 및 보장범위에 따라 민영 보험회사의 치매상품 개발 및 운용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장기요양(Long Term Care, 이하 LTC) 상품의 경우에도 공적장기간병보험 도입 이후 민영보험회사들이 공적장기간병보험의 판정기준과 보장범위를 준용해 상품을 개발하였던 전례를 비추어 볼 때, 정부의 치매특별등급 신설은 향후 치매상품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김 연구위원은 “미래에 국가의 정책판단에 의해서 공적정의를 변경시킬 경우 기존의 공적 정의를 준용하고 있는 민영보험회사는 최초 보장범위와 다른 보험사고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향후 공적보험에서 치매로 판정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영보험회사가 회사 자체 정의를 고수할 경우에는 치매로 해당하지 않게 되어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 보험회사는 기존 치매상품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서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리는데 한계가 있고 향후 제도 운영 결과에 따라 치매 판정등급의 기준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며 “치매특별등급이 향후에도 똑같은 기준으로 판정이 이루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보험회사들은 공적장기간병의 치매등급에 대한 공적 정의를 준용하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공적 치매특별등급체계의 도입은 치매에 대한 사회분위기를 공론화함으로써 민영보험회사의 치매상품 개발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치매는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제도 변화 등으로 인해서 고령계약자가 치매보장 급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민영보험회사뿐만이 아니라 감독당국에서도 공적 정의 변경 위험에 대비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민영보험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상품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자료출처: 보험매일 >